김천시(시장 김충섭) 아포읍 농공단지에 폐기물(닭 오니)을 이용하여 비료를 제조하는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6월29일부터 이 공장을 허가해 주면 ‘악취가 예상된다’면서 아포읍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아포폐기물비료공장설립반대추진위원회, 위원장 박희병, 이하 추진위)를 만들어 반대하고 나섰으며, 급기야 13일 오전 김천시청 앞에서 시위를 펼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 김천시 측으로부터 ‘17일까지 지역 주민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허가를 반려’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철수했다.
폐기물을 이용한 비료제조 공장의 건설은 S모 기업이 지난 4월 1일 사업계획 신청을 한 상태였으며, 김천시에서는 4월 23일 조건부 적합 통보를 내줬다. 조건은 ‘악취민원 발생시 해결 후 사업시행’이라고 알려졌다. 사업 진행 절차는 사업계획신청, 적합통보, 시설구비, 허가신청, 허가라고 되어있다.
문제는 왜 이러한 사실이 4월 초 사업계획서 신청을 한지 두 달이 넘어서야 알려졌는지 아포 주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추진위 측에 따르면 실상이 알려진 계기는 현재 비료공장이 추진되고 있는 인근 주민들의 입소문을 통해 6월 말경에서야 비로소 알려졌다고 했다. 아포의 한 주민은 “4월초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는데도 김천시나 사업자 측에서 일절 알리지 않았다. 아포읍장도 비료공장이 들어오고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폐기물(닭오니)을 원료로 사용하는 시설이다보니 결과적으로 주민들을 속여 왔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6월 말 주민들에게 알려진 때는 이미 비료공장의 시설구비가 80% 정도가 추진된 후였으며, 사업자 측에서는 7월 8일 허가 신청을 냈고 김천시에서는 21일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담당과장은 사업자 측과 함께 농공단지에 들어설 시설과 비슷한 시설이 있는 곳까지 가서 시설을 확인하고 돌아 왔다고 한다.
사태가 이렇게 진행되다보니 추진위 측에서는 13일 김천시 측에서 얘기한 부분도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추진위 측의 한 인사는 “17일까지 지역주민과 합의하라고 한 것은 김천시청의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어떤 식으로든 들어설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사태와 관련 김천시 공무원은 “주민들과 합의가 먼저다. 애초 조건부 적합 통보시부터 만약 민원이 발생하면 해결한 뒤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는 단서가 있었다”고만 밝히면서 ‘왜 4월 초에 아포 주민들에게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없었다.
사업자 측인 S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아포 주민들이 우리 업체와 전혀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미 우리 업체에 아포읍민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아포읍민들에게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17일까지 아포읍민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포읍민들 사이에서는 애초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김천시청의 잘못이 크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은 이미 벌어졌으며 이제는 누구도 웃을 수 있는 편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천시청이 아포읍민들도 살리고 사업주도 살리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등록 : 임호성 /
# [경북연합방송]의 사진과 기사를 무단 전재 및 재배포시 저작권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