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수박으로 분주했던 봉화군 재산면 농가들이 가을 들어 토마토 수확으로 다시 웃고 있다.
시설수박(수직재배)[경상북도 제공]
밭마다 붉게 익은 토마토가 탐스럽게 매달리며 마을 전체가 풍년의 기쁨으로 들썩인다.
봉화군 재산면 재산토마토작목회 농업회사법인(대표 김윤하·64)은 경북도가 추진한 공동영농 모델을 지난해부터 도입해 26농가가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수박과 토마토를 이모작으로 재배하며 공동 집하장과 자동 선별기를 갖춰 농사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노지 수박을 시설재배로 전환해 수확 시기를 앞당기고, 이어 토마토를 후작으로 심으면서 농가당 소득이 세 배로 늘었다.
현재 농가당 평균 4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매출 10억 원대를 달성한 농가도 있다.
노지 수박(단작) 생산액이 3.3㎡당 3만 원에서 시설 수박·토마토 이모작 체계로 15만 원까지 증가했다.
김윤하 대표는 “수박도 잘됐는데 올해는 토마토 가격이 더 좋아서 수입이 훨씬 늘었다”며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하니 진짜 돈이 된다”며 웃음을 보였다.
법인에는 청년농들이 대거 참여해 선진 기술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 배워온 ‘수박 상자재배’ 기술을 현장 여건에 맞게 적용해 덩굴을 지지대에 올려 키우는 수직재배 방식으로 바꾸자 생산량이 늘고 노동 강도는 줄었다.
올해 수박 가격이 예년보다 30% 이상 높아지면서 판매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토마토 재배에도 혁신이 이어졌다.
연작 피해를 피하기 위해 토양 대신 상토를 활용한 상자재배 방식을 도입했고, 수박 수확 전 미리 토마토를 심어 활착을 앞당겼다.
그 결과 수확 시기가 열흘 빨라지고 생육 기간이 늘어 생산량이 20% 이상 증가했다.
또한 공동영농으로 마련한 방울토마토 자동 선별·포장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당 6톤을 처리할 수 있는 기계 덕분에 인건비 부담이 줄고, 대량 출하가 가능해져 상품성이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가격 협상력도 크게 강화됐다.
농업 현장의 변화는 마을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득이 오르자 청년농과 후계농이 들어왔고, 3년 만에 신생아 울음소리가 들리는 기적 같은 변화도 생겼다.
“이모작 공동영농 덕에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오가며, “농사 대박 덕에 벤츠를 몰고 다닌다”는 농담도 나온다.
재산지구는 처음 21농가 15.8ha 규모로 시작해 현재 26농가 21.2ha로 확대됐다.
앞으로 300ha까지 확장할 계획으로, 봉화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신기술을 연구하고 공동시설을 인근 농가에도 개방해 파급 효과를 키울 방침이다.
봉화 재산지구의 성공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던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이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혁신농업타운’의 실제 모델로 자리잡으며, 대한민국 농업 대전환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경북형 공동영농의 성공은 농업이 첨단 기술과 협업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이 흐름이 전국으로 확산돼 농업의 미래를 새롭게 열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등록 : 경북연합방송 / gumis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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