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정.의회]삼성 19조 투자, 이제 구미는 정치가 아닌 협치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반도체도 로봇도 결국 사람과 정치가 만든다

기사등록 : 2026.07.06 (월) 10:00:43 최종편집 : 2026.07.06 (월) 10:00:43      

구미에 오랜만에 시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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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9조 투자… 구미의 승부는 지금부터[AI제작]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비롯한 삼성이 구미 지역에 약 19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 경제에 새로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침체된 산업도시에 다시 활력이 돌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구미는 이번 투자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삼성의 투자 유치는 시작일 뿐이며, 구미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더 큰 목표는 반도체 팹(Fab) 유치다.


구미는 반도체 생산공장을 유치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풍부한 낙동강 용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넓은 산업용 부지, 축적된 제조업 기반, 우수한 산업 인력까지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기업에 부지를 1천 원에 공급하는 파격적인 제안이 과연 필요한 것이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기업 유치는 단순히 부지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 결정을 내린 뒤 실제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최소 3년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도로와 철도, 주거시설, 교육시설, 생활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기업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구미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상징하는 도시다.


박정희 대통령이 국가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조성했고, 영남권은 울산, 창원, 포항, 구미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제조업을 이끌어 왔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에는 영남권 산업벨트가 있었지만 정작 지역 스스로 세계적인 대기업을 키워내지는 못했다. 삼성과 현대, LG 같은 기존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속에서 새로운 기업을 육성할 기회를 충분히 만들지 못했던 것도 현실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 역시 1987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지금의 세계적인 기업도 처음부터 거대한 기업은 아니었다. 구미 역시 새로운 산업을 키워낼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바일 특구였다.


당시 구미는 모바일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지만 정치권은 힘을 모으지 못했고, 결국 모바일 특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 돌아보면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다.


지난 2023년 구미는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반도체 전문대학은 물론 반도체 특성화 고등학교조차 현실화하지 못했다. 반도체 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결국 사람인데, 인재 양성 기반 구축은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반면 삼성은 이번 투자 발표에서 로봇 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구미시는 이번만큼은 과거의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기업과 함께 전략을 설계하고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전문 TF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정치 역시 변화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구미시의회에서 7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시민들은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를 의회에 담아 달라는 뜻으로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뿐 아니라 간사 자리까지 모두 한 정당이 차지한 현재의 의회 운영 방식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일부 의원이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간사를 동시에 맡는 모습까지 나타나면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구미는 국회의원과 경상북도의회 여당 의원이 없는 상황이다.


이럴수록 구미시의회 안에서라도 중앙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정치적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협치는 특정 정당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 이후 구미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졌다.


그전까지 로봇 산업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의 투자 발표 이후 로봇 산업은 구미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산업 환경은 이렇게 빠르게 변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경쟁이 아니라 산업 경쟁이다.


구미시와 구미시의회, 여야 정치권, 지역 대학, 기업, 연구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범시민 TF를 구성하고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정 정당이 아닌 구미의 미래를 중심에 두는 협력 구조가 지금 가장 절실하다.


지역 발전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없다.


행정도, 정치도, 기업도 결국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삼성의 19조 원 투자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구미는 더 이상 과거의 성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협치와 통합, 그리고 미래산업을 향한 과감한 결단이 이어질 때 구미는 다시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등록 : 이용철 / gumis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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